Page 124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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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一機]을 되돌려주어야 한다.이 삼 세 근은 마치 장안(長安)
에 쭉 뻗어 있는 한 줄의 큰길과 같아서 발을 들거나 내리거나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
이 화두는 운문(雲門)스님의 ‘호떡[餬餠]’화두와 더불어 한결
같이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은사 스님 오조(五祖)께서는,
싸구려 물건 파는 외통수
삼 세 근을 저울에 달아본다.
천백 년 동안 해묵은 재고품
어디에도 몸 둘 곳이 없네.
라는 송을 하였다.그대가 망정(妄情)․육진(六塵)․뜻[意]․망
상․헤아림․득실․잘잘못들을 한데로 쌓아 일시에 말끔히 없
애 버리면 자연히 알게 되리라.
송
금까마귀(해)는 급히 날고
-왼쪽 눈이 반 근.재빠른 매를 쫓아갈 수 없다.(태양의)불꽃 속에
비껴 누웠구나.
옥토끼(달)는 빨리 달아나네.
-오른쪽 눈은 여덟 냥이다.달나라의 궁전에 소굴을 지었구나.
훌륭하게 응수했으니 어찌 경솔하게 건드렸으랴.
-두드리는 정도에 따라 종소리의 크기가 달라지는 것 같고,골짜기의
메아리 같구나.
현상적인 것을 예로 들어서 상대방을 깨우쳤다고 동산을 이해
한다면
-저울 눈금을 잘못 읽었구나.원래 그대가 이렇게 읽은 것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