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6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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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바리때에 흰 눈을 담았다고 말할 줄 알았네.
                -새우가 뛰어 봐야 물통을 벗어나지 못한다.두 번 잘못된 공안이로
                 다.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으리라.

               96종 외도들도 스스로 알았을 것이다.
                -그러는 네 자신도 외도이다.화상아,알았느냐?한 구덩이에 묻어 버
                 려라.
               몰랐다면 다시 하늘 저편의 달에게 물어보라.
                -아직 까마득히 멀다.꺼져라.허공을 바라보며 하소연하는군.

               제바의 종지,제바의 종지여!
                -무슨 말을 하는가?산승은 여기에 있다.입이 얼어붙어 열 수가 없다.
               붉은 깃발 아래 맑은 바람 일으키네.
                -산산이 부서졌다.(원오스님은)치면서 말한다.벌써 급소를 찔렸군.
                 그대는 가서 머리를 베고 팔을 끊도록 하라.그대에게 ‘한 구절’을
                 말해 주리라.

               평창
                   ‘신개(新開)영감님’에서 신개(新開)란 사원의 명칭이다.“뚜
                 렷하게 남다르구려”라는 설두스님의 찬탄은 참으로 적절하다.
                   말해 보라,어디가 뚜렷하게 남다른 곳인가를.일체의 언어가
                 모두 불법이다.산승이 이렇게 말하기는 했지만 무슨 까닭이 있
                 는 것은 아니다.설두스님은 의도를 살짝 드러내어 다만 “참으
                 로 남다르구려”라 하고,그 다음에 풀이하기를 “은바리때에 눈

                 을 담았다고 말할 줄 아네”라고 했다.다시 그대들에게 주석을
                 내려 “96종 외도들도 승부에서 진 줄을 스스로가 알아야만 한
                 다.만일 그대들이 몰랐다면 하늘 저편의 달에게 물어보아라”고
                 하였다.
                   옛사람이 일찍이 이 이야기에 대해서 말하기를 “하늘 저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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