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4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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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칙
구지의 한 손가락[俱胝一指]
수시
한 티끌이 일어나니 온 대지가 그 속에 들어가고,꽃 한 송
이 피어나니 그 속에 세계가 열린다.그런데 한 티끌도 일어나
지 않고,꽃 한 송이도 피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그러
므로 “한 타래의 실을 자를 때 단 한 번 끊으면 모두가 끊어지
고,한 타래의 실을 물들임에 단 한 번 물들이면 모두 물드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이제 언어문자를 끊어 버리고 자기 자신 속에 있는 보배를
드러낸다면 이리저리 두루 응하고,앞과 뒤에 차별이 없어 각각
고스란히 드러나게 된다.만일 그렇지 못하면 아래 문장을 보아
라.
본칙
구지(俱胝)스님은 묻기만 하면
-무슨 이유라도 있느냐?둔한 스님아!
오로지 하나의 손가락만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