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3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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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上 193


                 하나의 송을 지었다.
                -분명하군.몇 사람이나 알 수 있을까?스스로 아는 이들이 겨우 한
                 명이나 반 명이나 될까?다행히도 말후구가 있기에 망정이지.*                 13)


               송
               노공에게 넘겨준들 어찌 의지할 게 있으리오.
                -온 누리에서 이런 사람을 찾아봤지만 찾기 어렵다.누구를 깨우쳐 주
                 려고 그러는가?

               (방석에)앉거나 (선판에)기대어서 조사의 등불을 계승하려 하
            지 마오.
                -형편없는 놈이로군.검은 산으로 들어가 앉아 있군.귀신 굴속에 떨
                 어져 있구나.

               저녁 구름은 돌아가느라 모여들지 않으니
                -한 개는커녕 반 개도 없다.(말로써)들먹였다 하면 잘못된다.과연
                 빠져나오려 해도 되질 않는군.
               먼 산은 아득히 푸름에 싸여 있다.
                -그대는 눈을 막아 버리고 귀를 막아 버렸다.깊은 구덩이에 빠졌다.
                 다시 30년 더 참구하라.

               평창
                   “노공에게 넘겨준들 어찌 의지할 게 있으랴”는 달리 무엇을
                 의지할 바 있겠느냐는 것이다.여기에서는 이렇게 이해하지 않
                 으면 안 된다.결코 말뚝을 지키며 토끼를 기다리지[守株待兎]
                 마라.죽음을 눈앞에 두고 모두 타파하여 티끌 만한 일도 가슴
                 속에 남겨 두지 말고 말끔히 해맑게 한다면 뭐 의지할 게 있으


            *“이 늙은이~다행히도 말후구가 있기에 망정이지”는 원문에서는 한 글자를 내려
              서 송(頌)으로 처리했다.그러나 이 문장은 내용이나 운(韻)으로 보아 송(頌)은 아
              니다.이 문장은 전반부의 송과 후반부의 송을 이어 주는 설두스님 자신의 설명
              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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