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4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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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랴!
                   혹은 (포단에)앉기도,혹은 (선판에)기대기도 하면서 불법이
                 이러니저러니 지껄이지 마라.그러므로 “앉거나 기대어서 조사
                 의 등불을 계승하려 하지 마라”고 하였다.
                   설두스님이 일시에 염송(拈頌)을 마쳤다 하겠다.그에게는 몸
                 을 전변할 곳이 있어,뒤의 게송에서 스스로 이유를 드러냈으

                 니,조금은 좋은 곳이 있다고 하겠다.그래서 이르기를 “저녁
                 구름은 돌아가느라 모여들지 않는다”고 하였는데,말해 보라,
                 설두스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가를.저녁 구름이 돌아가느라 모
                 여들듯 하면서도 모이지 못할 때,그대는 말해 보라,어떠한가
                 를.
                   “먼 산은 아득히 푸름에 싸여 있다”고 하였는데 여전히 귀신
                 굴속에 들어 있구나.여기에 이르러서는 얻고 잃음과 옳고 그름
                 을 일시에 쳐부숴 버려 말끔히 해맑아야만 조금은 나은 편이다.

                 “먼 산은 아득히 푸름에 싸여 있다”하였으니,말해 보라,이는
                 문수보살의 경계인가,보현보살의 경계인가,관음보살의 경지인
                 가?이는 어떤 사람의 경지에 해당하는 일인가를 말해 보아라.

                                                    불과원오선사벽암록 권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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