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9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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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上 199


                 앞에 서 있는 기둥[露柱]과 등불[燈籠]이니라”고 대답하리라.말
                 해 보라,이는 “연꽃”이라 대답한 것과 같은가 다른가를.“연꽃
                 이 물에서 나온 뒤에는 어떠합니까?”라고 묻는다면,그에게 “지
                 팡이 끝엔 일월(日月)을 둘러메고 있으나 발은 깊은 진흙 속에
                 빠져 있구나!”라고 말하리라.그대들은 말해 보라,옳은가 그른
                 가를.언어문자로 사량분별하지 마라.설두스님이 각별한 자비

                 의 마음으로 사람의 알음알이를 타파하고자 송을 하였다.

               송

               (지문스님이)연꽃 연잎을 그대에게 알려주었지만,
                -노파심이 간절하군.고스란히 드러난 공안이군.모양이 이미 드러났
                 다.
               물위로 나올 때는 나오지 않을 때와 (비교해서)어떠냐?
                -진흙 속에서 흙덩이를 씻는구나.(나올 때와 나오지 않을 때를)나누
                 는 게 좋다.흐리멍덩해서는 안 된다.
               강북․강남의 선지식들에게 묻고 물어
                -주인공이 어느 곳에 있느냐?선지식에게 물어서 무엇 하려고…….괜
                 히 네 짚신만 떨어뜨릴 뿐이지.
               의심하고 또다시 의심하는구나.
                -한 구덩이에 묻어 버려라!원래부터 그대가 의심하고서는 의심을 쉬
                 지 못하는구나.(원오스님은)치면서 말했다.“알았느냐?”


               평창
                   지문스님은 본디 절강(浙江)사람이다.멀리 사천(四川)땅으

                 로 가서 향림(香林)스님을 참방했다.도를 깨친 후 돌아와 수주
                 (隋州)의 지문(智門)에 주석하였다.설두스님은 그의 적자(嫡子)
                 이다.현묘의 극치를 잘 보았기에 곧바로 “(지문스님이)연꽃
                 연잎을 그대에 알려주었구나.물위로 나올 때는 나오지 않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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