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2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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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경 혜릉(長慶慧稜)스님이 말하였다.
               “오늘 대중들 중에 반드시 목숨을 잃은 사람이 있으리라.”
                -진주 땅 사람(도둑의 별명)이 도둑을 배웅 보내네.자기를 기준으로
                 해서 남을 말하네.

               어떤 스님이 이를 현사(玄沙)스님에게 말하자
                -그놈이 그놈이지,같은 구덩이의 흙이 다를 리 있나?남자종이 계집
                 종에게 친절히 하네.동병상련(同病相憐)이다.
               현사스님은 말하였다.
               “능사형(稜師兄)이므로 이처럼 할 수 있다.그러나 나라면 그렇
            게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우같은 견해를 면하지 못하였군.이 무슨 소리일까?사람을 상하게
                 하는 독(毒)이네.
               어떤 스님이 말하였다.
               “스님께서는 어떻게 하시렵니까?”

                -이놈을 보기 좋게 한 방 내질렀구먼.
               “‘남산’이라는 말조차 뭐 할 거 있나?”
                -고깃배 위의 사(謝)씨의 셋째 아들(현사스님)이군.불여우 같은 놈,아
                 직도 멀었다.목숨을 잃고서도 모르다니.
               운문스님은 (은사인)설봉스님 앞에 주장자를 던지면서 겁주는
            시늉을 하였다.
                -그에게 겁을 주어서 무엇 하려고.이 아들만이 (아비의 뜻을)제대로
                 알았구나.한결같이 이는 망상분별을 희롱한 것이다.여러분들이 판
                 별해 보시오.

               평창
                   그대들이 꾸밈없이 전개하려면 한결같이 꾸밈없이 전개하고,
                 그대들이 타파하려면 한결같이 타파하라.설봉스님이 암두(巖
                 頭)․흠산(欽山)스님과 함께 행각을 하면서 세 차례나 투자(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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