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9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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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上 209


               올라가는 자라면 뱀을 희롱하는 솜씨꾼이지.
                -불여우가 불여우를 알고 도적이 도적을 알아보는 법.이런 사람이 한
                 무리를 이룬들 무엇 할까?한솥밥 먹어 본 놈이라야 알 수 있다.

               능(稜)스님․비(備)스님도 어찌하지 못했으니,
                -(저들의 죄를)한 건에 처리해 버려라!한 수 봐주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까!
                -죄를 거듭 판결하지 마라.괜한 사람까지 연루시키네.

               소양(韶陽:雲門)스님은 알고서
                -그래도 조금은 나은 편이군.이 늙은이가 진리를 보는 눈[一隻眼]만
                 은 갖추었군.이 늙은이가 재주부리는구나.
               거듭 풀을 헤쳐 보았지만
                -제이의제에 떨어진 놈[落草漢]이니 어찌 쓸모가 있겠는가.그럼 그렇
                 지.(독사가)어디에 있느냐?(원오스님은)내려쳤다.
               동서남북 어디에도 찾을 곳 없었다.
                -있느냐,있느냐?(설두)스님은 장님이다.

               갑자기 주장자를 불쑥 내밀어
                -보아라!눈을 높이 들어라!(원오스님은)내려쳤다.
               설봉스님에게 내던지며 큰 소리 내지르네.
                -자업자득이네.천 사람 만 사람을 삼켜서 무슨 일을 하려는가?천하
                 사람이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다.
               내지른 큰 소리,번갯불 같아
                -두 겹으로 된 공안이다.그럼 그렇지.말후구가 있었기 망정이지.

               눈썹을 치켜세워도 보이질 않고
                -빗나갔군.온 천하에서 이러한 사람을 찾아보아도 찾기 어렵다.지금
                 은 어디에 있을까?
               이제는 유봉(乳峰:雪竇山)앞에 숨어 있으니
                -어느 곳으로 갔을까?설두스님(처럼 훌륭한 이)도 이처럼 행동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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