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2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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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윽한 경계이다”라는 뜻을 알게 될 것이다.
                   송(頌)에서 “설봉스님에게 내던지며 큰 소리 내지르네.내지
                 른 큰 소리 번갯불 같아”라고 하였다.설두스님은 남은 재주가
                 있는 고로,운문스님의 독사 이야기를 들어 송하기를 “내지른
                 큰 소리 번갯불 같아”라고 하였다.그대들이 만일 머뭇거리면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눈썹을 치켜세워도 보이지 않고”라고

                 하였는데,어디로 가버렸을까?
                   설두스님은 이렇게 송을 끝마치고,다시 (이 공안의)활용방
                 안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설봉스님의 독사를 가지고 몸소
                 거량하여 희롱하면서,참으로 따라서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였다.이를 보고자 하는가?“이제는 쌍유봉 앞에 감춰 뒀으
                 니”라고 하였는데,유봉은 설두산의 이름이다.설두스님의 송
                 (祖英集)이 있는데 거기에서 다음과 같이 읊었다.


                     돌 창문을 사방으로 둘러보면 바다도 비좁아
                     쓸쓸하고 고요하여 흰구름의 흰 것마저 용납치 않는다.

                   장경스님․현사스님․운문스님이 비록 능란한 솜씨는 있었
                 지만 결국 알지는 못했었다.그런데 “이제는 쌍유봉 앞에 숨어

                 있으니,찾아오는 사람들아!낱낱이 방편을 살펴보라”고 말하였
                 다.설두스님은 그래도 치밀한 면이 있어 말하지 않고 있다가
                 곧바로 큰 소리로 고함을 지른 후 “발밑을 보라!”고 말하였다.
                 예로부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말을 써먹었는가?말해 보
                 라,일찍이 사람을 상하게 했는지,그렇지 않았는지를.(원오)스
                 님이 갑자기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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