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2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P. 232

232


                 에 이르면 위로는 우러러볼 부처조차 없고,아래로는 자기 자신
                 이랄 것조차 없다.항상 마치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듣지 못하
                 였느냐?남전(南泉)스님이 “도를 배우는 사람 중에서 어리석고
                 둔하여 (사량분별하지 않는)놈을 만나기 어렵다”고 한 것을.

                   관휴(貫休:832~912)스님은  선월집(禪月集)에서 다음같이
                 노래했다.


                     남전의 좋은 말씀 항상 기억하니
                     이처럼 어리석고 아둔한 놈도 드물다.

                   법등(法燈:?~974)스님은 “어느 누가 이 뜻을 알랴!나로 하
                 여금 남전스님을 그립게 하는구나”하였으며,남전스님은 또다
                 시 “황매산(黃梅山)오조(五祖)스님 회하의 백 명 고승은 모두

                 부처를 안[會佛]사람이었으나,오로지 노행자(盧行者:六祖)만
                 은 부처를 몰랐다.하지만 도를 알았기에[會道]의발(衣鉢)을 얻
                 었다”고 하였다.
                   말해 보라,부처와 도는 어떻게 다른가?
                   설두스님이 염송하였다.
                   “눈 속에 모래를 넣으려 해도 되지 않으며,귓속에 물을 부

                 으려 해도 부을 수 없네.만일 이런 사람이 잘 믿어서 간직하여
                 남에게 속임을 당하지 않는다면,불조의 말씀과 가르침인들 이
                 무슨 뜨거운 사발에 물이 끓는 것 같은 무의미한 소리냐!청하
                 노니 (행각을 그만두고)바리때를 깊이 처박아 두고,주장자를
                 꺾어 버려라.이것이 정말 할 일 없는 도인이다.”
                   또다시 말하였다.
                   “눈 속에는 수미산을 붙이고,귓속에는 큰 바닷물을 부었네.
                 이러한 자가 남들의 질문을 받으면,불조의 말씀과 가르침은 용
   227   228   229   230   231   232   233   234   235   236   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