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7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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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上 237


                 대뜸 후려친 것이다.다른 사람이었다면 그를 어찌할 수 없었을
                 것이다.이 스님은 기틀로써 기틀에 투합하고 생각으로 생각을
                 주고받았기 때문에 절을 올린 것이다.
                   남전스님이 말하기를,“문수․보현보살이 어젯밤 삼경에 부
                 처의 견해[佛見],법의 견해[法見]를 일으켰기에 각각 이십 방망
                 이씩을 쳐서 두 철위산(鐵圍山)으로 귀양 보내 버렸다”고 하자,

                 그때 조주스님이 대중 가운데에서 나와 말하였다.
                   “스님을 누구더러 한 방 먹이라 할까요?”
                   남전스님이 “나한테 무슨 허물이 있느냐?”고 하자,조주스님
                 이 절을 올렸다.
                   종사들은 무심했기[等閑]때문에 상대방의 근기에 맞춰 주는
                 방편을 베풀지 않는다.그러나 상대의 근기에 맞도록 설명을 붙
                 일 경우에는 당연히 생생한 경지가 있었다.
                   오조선사(五祖先師)는 항상 말씀하셨다.

                   “이는 마치 전쟁터에서 승부를 내는 것과 같다.그대는 항상
                 보고 들음[見聞],소리와 색깔[聲色]을 일시에 틀어막아,꽉 움
                 켜들어 주인이 되어야 비로소 백장(百丈)스님을 이해하게 되리
                 라.”말해 보라,이를 놓아버렸을 때는 어떠할까?설두스님이
                 송한 것을 보아라.


               송

               조사(祖師)의 경지를 달리는 하늘말[天馬]이여!
                -5백 년에 한 번 태어난다.천만 사람 가운데 한 명은커녕 반 명도 없
                 다.자식이 아비의 가업을 계승했구나.

               남을 지도할 적에 용서와 처벌이 적절하네.
                -말 이전에 있다.그는 자유를 얻었다.그에게 작가의 솜씨를 발휘하
                 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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