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8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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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석화 속에서도 상황에 딱 맞게 대처했으나
-(예리하게도)정면으로 다가왔군.좌우로 종횡무진하는구나.백장스님
이 학인을 제접하는 뜻을 알았느냐?
가소롭다.호랑이 수염을 뽑으러 오다니.
-삼십 방망이를 때려야 하리라.큰 상(賞)이 걸려 있으면 용감한 병사
가 있게 마련이다.그러나 목숨을 잃지 않을 수 없구나.(설두)스님을
한 번 용서해 준다.
평창
설두스님은 견해가 투철하여 이처럼 송을 할 수 있었다.
천마(天馬)는 하루에 천 리를 달리며,종횡으로 날듯이 치달
리므로 하늘말이라 한다.설두스님은,백장스님이 조사의 경지
에서 동쪽에서 서쪽으로,서쪽에서 동쪽으로 종횡무진하며 조
금도 걸리적거림이 없음이 마치 하늘의 말이 훌륭하게 달려 드
디어 자유로운 곳을 볼 수 있었음과 같음을 송(頌)한 것이다.
이는 참으로 마조(馬祖)스님의 대기(大機)와 대용(大用)을 얻은
것이다.
듣지 못하였느냐?어느 스님이 마조스님에게 물은 것을.
“무엇이 불법의 대의입니까?”
마조스님은 대뜸 몽둥이로 치면서 말했다.
“내가 그대를 치지 않는다면 천하 사람들이 나를 비웃을 것
이다.”
다시 물었다.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 앞으로 가까이 오너라.너에게 말해 주리라.”
스님이 앞으로 다가오자,마조스님은 그의 뺨따귀를 후려치
면서 말하였다.
“(중요한 일은)세 사람이 함께 모의할 수 없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