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0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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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나.
북두칠성(국자의 자루)기울어졌건만,
-귀결점도 모르는군.어느 곳에 있을까?
(북극성을 찾으나)찾을 수 없어라.
-눈멀었다.애석하다.주발이 떨어지고 접시는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콧구멍(급소)은 방어했지만 입을 잃었다.
-어디에서 이런 비결을 얻었는가?그럼 그렇지!(원오스님이)쳤다.
평창
석가모니불이 세상에 출현하여 49년 간 일찍이 한 글자도 설
하지 않았다.처음 광요토(光耀土)에서 설법을 시작해 마지막
발제하(跋提河)에 이르기까지 이 사이에 일찍이 한 글자도 말하
지 않았다고 말해지고 있다.말해 보라,이는 말한 것일까?말
을 하지 않은 것일까?지금도 바닷속의 용궁에 경전이 가득 차
있는데 무엇 때문에 설하지 않았다고 했을까?
왜 듣지 못하였는가?소수산주(紹修山主)의 말을.“모든 부처
님이 세상에 나오시지 않고 49년을 설하였으며,달마스님이 서
쪽에서 오지 않았는데도 소림에는 오묘한 비결이 있었다.”또
이르기를,“모든 부처님은 일찍이 세간에 나오시지 않았으며,
한 법도 남에게 말하지 않으셨다.다만 중생의 마음을 살펴보시
고 근기에 따라서 병에 따라서,약과 처방을 주듯이 마침내 삼
승십이분교(三乘十二分敎)가 만들어진 것이다”라고 했다.실제
로 불조는 예로부터 지금까지 남에게 설하지 않으셨다.바로 이
남에게 말하지 않은 까닭을 자세히 참구해야 좋을 것이다.
나는 항상 이렇게 말했었다.
“한 구절을 말해 주어 그것이 꿀처럼 달콤하더라도 이를 잘
살펴보면 그것은 독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