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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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칙
조주의 명백함도 필요 없음[趙州不在明白]
수시
하늘과 땅이 비좁고 해와 달 그리고 별들이 일시에 어둡고,
설령 비 쏟아지듯 ‘몽둥이질’을 하고 벽력같이 ‘할’소리를 질러
대도 끝없이 초월해 가는[向上]종승(宗乘)의 일엔 당해 낼 수
없다.
설사 3세의 많은 부처님이라도 부처님끼리만이 알 수 있을
뿐이며,역대의 조사도 온전히 밝혀 내지 못하고,일대장교(一
大藏敎)로서도 설명하지 못하며,눈 밝은 납승이라도 제 자신조
차 구제하지 못한다.
여기에 이르러서 어떻게 법문을 청할까?부처를 운운하는 것
은 흙탕물을 뒤집어쓰는 격이요,참선을 운운하는 것은 얼굴 가
득히 부끄러울 뿐이다.오랫동안 참구한 빼어난 사람이라면 말
할 것이 없겠지만,후학으로서 처음 배운 이라면 모름지기 참구
하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