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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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上 65
본칙
설봉(雪峰:832~908)스님이 대중법문을 하였다.
-한 봉사가 여러 봉사를 이끌고 가는군.생긴 대로 놀고 있네.
“온 대지를 움켜쥐어 들면 좁쌀 만하구나.
-이 무슨 솜씨일까?산승(원오스님 자신)은 원래 요술을 부리지는 않
는다.
이를 면전에다 던져도
-던지지 못할까 두려울 뿐,무슨 솜씨가 있을까?
새까만 칠통 같아 알지 못하네.
-세력을 의지하여 사람을 속임이다.네 죄를 네가 알겠지!대중을 속
이지 마라!
북을 쳐서 운력이나 하라.”
-눈이 멀었군.북을 침은 대국의 군대를 위해서이다.
평창
장경(長慶:854~932)스님이 운문(雲門:864~949)스님에게
물었다.
“설봉스님이 이처럼 말했는데,우리 앞에 나서지 못하는 이
유라도 있습니까?”
“ 있지.”
“ 무엇입니까.”
“ 절대로 불여우 같은 견해를 지어서는 안 된다.”
설봉스님이 말하기를
“위쪽에다 견주면 부족하고 아래쪽에다 견주면 남는다.내가
끝내는 그대에게 말해 버리고 말았네”라고 하더니,주장자를 들
고서 말을 이었다.
“설봉스님을 보았느냐?쯧쯧,왕의 법령이 점점 엄하여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