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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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上 77


                 굴에 있구나.
               풀은 더부룩하고
                -뒤통수의 급소에서 화살을 뽑는구나.이 무슨 소식일까?지극한 곳에
                 들어 있군.
               연기는 자욱하다.
                -이 굴에서 아직 나오질 못했군.(신통력으로)발 아래에서 구름이 피
                 어나는구나.

               수보리가 좌선하던 바윗가에는 꽃이 가득한데
                -어느 곳에 있느냐?어리석은 놈.간파해 버렸구나.
               손가락을 퉁기며 슬픔을 가누는 순야다신(舜若多神)이여!
                -사방팔방 온 법계를 순야다신의 콧구멍 속에서 한 구절로 말해 보라.
                 어디 있느냐?
               꼼짝하지 마라.
                -앞서 한 말은 어찌 됐는가?움직이면 어찌하겠는가?

               움직이면 삼십 방망이다.
                -네 죄를 네가 알fut다.(원오스님은)후려쳤다.

               평창
                   설두스님의 송고(頌古)가 바로 이와 같았다.처음에는 금강왕
                 보검을 한 차례 휘둘러 내리치고는 그 뒤에 조금 모습을 드러
                 내 보였다.그렇기는 하나 결국은 두 가지 견해가 있지는 않았
                 다.“하나를 버리고 일곱을 드러냈다”하니,많은 사람들이 숫
                 자의 계산으로 이해하고서 “하나를 버렸다는 것은 15일 이전의
                 일”이라 하나,설두스님이 정면으로 두 구절의 말로 분명히 설

                 명하여 사람들에게 ‘하나를 버리고 일곱을 드러냈다’는 말을 알
                 게끔 하였다.절대로 언구(言句)속에서 살림살이를 하지 말아
                 라.왜냐하면 호떡에 무슨 국물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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