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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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서도 기특하다.그가 이렇게 말한 것을 살펴보건대 말해
보라.그의 뜻이 어디에 있는가?
옛사람은 한번 낚시를 던질 때는 끝내 헛되이 하지 않고 모
름지기 학인을 제접하는 도리가 있었다.그러나 사람들은 흔히
이를 잘못 이해하고서 “밝은 대낮에 당치 않은 말들을 지껄이
며 없는 일을 만들어 내다가,여름 안거 끝에 먼저 스스로 말하
며 먼저 자신을 점검하여 다른 사람이 그를 점검하지 못하도록
하였다”고들 말하지만,좋아하시네!무슨 관계가 있는가.이러
한 견해를 일러 부처 종족을 없애는 것이라 말한다.대대로 큰
스님이 세상에 나와 사람들에게 설법하지 않았더라면 아무런
도움이 없었을 것이다.무엇을 하려는가?
여기에 이르러 투철하게 알아차린다면,옛사람들에게는 바야
흐로 농부의 소를 빼앗고 굶주린 자의 밥을 빼앗는 솜씨가 있
었다는 것을 알 것이다.요즈음 사람에게 물으면 말을 되씹고,
눈썹 위에서 살림살이를 하고 있다.그러나 저 집안 사람들(운
문․보복․장경스님)을 살펴보면,그들은 너무나도 그(취암스
님)의 수행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마디마디 얽힌 어려운 데
서도 온갖 변화로써 뚜렷이 벗어날 방법을 갖추었다.그래서 이
와 같이 서로가 주고받을 수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취
암스님)의 말에 기특함이 없었다면 운문․보복․장경 세 사람
이 시끄럽게 서로 주고받으며 지껄인들 무엇 하겠는가?
보복스님의 “도둑질하는 놈은 늘 근심한다”고 한 말로 인하
여 앞에서 많은 알음알이를 지껄였다.말해 보라,보복스님의
뜻이 무엇인가를.언어문자로써 그 어른을 절대 이해하려 하지
마라.그대가 만일 뜻을 내고 생각을 일으키면 그대의 눈알을
뒤바꿔 놓겠다.그래서는 보복스님이 한 한 토막의 이야기가 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