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8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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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은 조산(曹山)스님이 어떤 스님에게 물었다.
“이처럼 무더운 날씨에 어디에서 피서를 하려느냐?”
“ 확탕․노탄 지옥에서 하겠습니다.”
“ 확탕․노탄 지옥에서는 어떻게 피서를 하겠느냐?”
“ 전혀 괴롭지 않습니다.”
저 집안 사람들을 보아라.자연히 저 집안 사람들의 말을 알
게 될 것이다.설두스님은 저 집안의 일로써 송을 하였다.
송
(남을 지도하는)손을 드리우면 그대로 만 길 벼랑과 같으니
-작가가 아니고서야 어찌 구별할 수 있겠으며 원융할 수가 있겠는가?
임금의 명령이 발포되니 제후가 길을 피한다.
굳이 정위이니 편위이니를 따질 것이 있겠는가.
-만일 이러니저러니 따졌다가는 어떻게 (깨닫는)오늘이 있을 수 있겠
는가?어찌하여 양쪽을 다 관계하지 않는가?바람이 부니 풀잎이 쓰
러지고,물이 흘러오니 도랑이 이뤄진다.
옛 유리궁전에 비치는 밝은 달이여!
-동그랗구먼.절대 그림자를 오인하지 말고,머리 위에 있는 저것이
달이라고 오인하지 마라.
우습구나,영리한 사냥개[韓獹]*가 괜스레 섬돌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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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뿐만 아니다.잘못 빗나가 버렸군.흙덩이를 좇아가 무엇 하려고.
( 원오스님은)치면서 말했다.(설두스님)그대도 그 객스님과 똑같이
잘못했구먼.
평창
조동스님의 문하에서는 세간에 나왔느니,나오지 않았느니
하는 말[出世不出世]이 있으며,방편으로 지도를 해준 것이느니
*獹:龍자와 都자의 반절.盧자와 통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