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7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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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中 117


               제멋대로 해석하지 마라!
                -이 한마디가 있구나.그러나 미련하고 미련하군.
               단 것은 달고 쓴 것은 쓰다.
                -말씀에 감사드립니다.주각(注脚)을 잘못 달았군.좋게 삼십 방망이는
                 주어야지.방망이를 맞을 수 있느냐?(원오스님은)치면서 말했다.여
                 전히 캄캄하군.

               평창
                   하루는 대중의 운력으로 연자방아를 돌릴 적에 귀종(歸宗)스
                 님이 유나(維那)에게 물었다.
                   “어디로 가는가?”
                   “ 연자방아를 끌려고 갑니다.”
                   “ 연자방아야 네 마음대로 돌리겠지만 중심에 꽂혀 있는 나무
                 꼭지는 흔들리지 않도록 하게.”

                   목평(木平)스님은 처음 찾아온 스님이 있으면 먼저 세 삼태
                 기의 흙을 운반하도록 하였는데,목평이 송을 지어 대중 법문을
                 하였다.

                     동산의 길은 비좁고 서산은 낮으니
                     새로 온 사람은 세 삼태기의 흙 나르는 일을 사양하지
                   마라.
                     아- 그대들이 오랫동안 길에 머물러

                     밝고 밝으나 깨닫지 못하여 도리어 미혹하였구나.

                   뒷날 어떤 스님이 물었다.
                   “세 삼태기 안의 일은 묻지 않겠습니다만 세 삼태기 밖의 일
                 은 어떠합니까?”
                   “ 철륜천자(鐵輪天子)가 천하에 내린 칙명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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