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8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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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그물을 뚫는 황금빛 물고기,물속에 있다 말하지 마라”는
데 대해,오조스님께서는 “이 한 구절에서 송을 완전히 다 끝냈
다”고 하였다.그물을 뚫는 황금빛 물고기라면 어떻게 물에 갇
혀 살랴?반드시 거대한 파도가 아득하고 흰 물결이 하늘까지
넘실거리는 곳에 있을 것이다.
말해 보라,하루종일 무엇을 먹겠는가를.
여러분은 선상에 앉아 핵심을 거머쥐도록 하라.
설두스님은 말하기를 “‘이 일’을 상황에 적절하게 거량한 것
이다”하였다.황금빛 물고기가 지느러미를 떨치고 꼬리를 뒤흔
들 때 하늘과 땅이 흔들리며,고래가 내뿜는 거대한 파도는 천
길이나 높이 난다.이는 삼성스님이 했던 “1천5백 인이나 거느
리는 선지식이 화두도 모른다”는 말을 노래한 것인데,이는 고
래가 뿜어내는 거대한 파도의 기상과도 같다.
“진동하는 우레 소리에 맑은 회오리바람 일어난다”는 것은
설봉스님이 “노승은 주지의 일이 번거롭다네”라는 말을 노래한
것인데,이 또한 우레가 진동하는 한 소리에 맑은 회오리바람이
일어나는 것과 같다 하겠다.이는 그들 모두가 작가였다는 점을
노래한 것이다.
“맑은 회오리바람 일어남이여!천상과 인간에 몇 사람이나
알는지”라고 하였다.말해 보라,이 한 구절의 귀착점은 어디에
있을까?회오리 표(颷)자는 바람을 말한다.맑은 회오리바람 일
어날 때는 천상과 인간에 아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