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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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이를 알 수 있느냐?만약 알 수 있다면 운문스님의 급소를
여러분이 거머쥘 수 있겠지만,알 수 없다면 여러분의 급소가
운문스님의 손아귀에 있을 것이다.
운문스님에게는 못을 자르고 무쇠를 끊는 구절이 있으며 이
한 구절에는 삼구(三句)를 갖추고 있다.어느 사람이든 묻기만
하면 바로 “바리때 속의 밥톨은 알알이 모두 둥글고 물통 속의
물은 방울방울 모두 축축하다”고 한다.그러나 이처럼 이해한다
면 결코 운문스님이 수행인을 지도하는 핵심을 보지 못할 것이
다.송은 다음과 같다.
송
바리때 속의 밥,물통 속의 물.
-들통났다.덤벼든들 무엇 하려고?3년을 양치질해야 할 것이다.
말 많은 스님이라도 주둥이를 떼기 어려우리라.
-혀끝을 움츠렸군.법을 아는 사람이라야 두려운 줄 안다.무엇 때문
에 이처럼 거량했을까?
북두성․남극성의 위치는 있을 자리에 있는데
-동쪽이니 서쪽이니 하여 무엇 하려고?앉고 서는 것이 엄연하다.키
큰 사람은 법신도 크고 작은 사람은 법신도 작지.
하늘까지 넘실거리는 흰 물결은 평지에서 일어난다.
-벌써 발이 깊이 빠졌구나.손님과 주인이 서로 바뀌었다.갑자기 그
대의 머리 위에 있다면 그대는 어떻게 하려는가?(원오스님은)쳤다.
헤아릴까,말까?
-아이고,아이고.쯧쯧!
그만둘까,할까?
-무슨 말을 하느냐?다시 쓰라린 원한만 더하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