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1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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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中 151


               (가난해서)속옷도 없는 장자(長者)의 아들이로다.
                -참으로 야멸차지 못하군.옆에서 제삼자가 피시식 웃는다.

               평창
                   설두스님은 앞(제11칙)에서 운문스님이 하신 ‘대일설(對一說)’
                 에 대해서 “상황에 딱 맞게 하신 말씀[對一說]이여,너무나 고
                 고[孤絶]하여 구멍 없는 철추로 거듭 쐐기를 박았다”하였고,
                 뒤이어 마조(馬祖)스님이 하신 “4구를 떠나고 100비를 끊는다
                 [離四句絶百非]”는 것에 대하여 “지장스님의 머리는 희고 회해

                 스님의 머리는 검구나.눈 밝은 납승이 알려 해도 되지 않는다”
                 고 송하였는데,이 공안에서 깨치면 이 송도 알게 될 것이다.
                   설두스님은 첫머리에서 “바리때 속의 밥,물통 속의 물”이라
                 하니 말속에 심금을 울리는 메아리가 있고 구절에 기틀이 나타
                 나 있다.
                   “말 많은 스님이라도 주둥이를 떼기 어려우리라”고 하여,이

                 어서 그대들에게 설명해 준 것이다.그대들이 여기에서 현묘한
                 도리를 구하려고 헤아리면 더더욱 주둥이를 떼기가 어렵게 될
                 것이다.설두스님의 송은 여기에서 모두 해결됐다.그러나 그는
                 자애로워서 이처럼 앞에서 먼저 방향을 설정해 주고,대중 가운
                 데 안목을 갖춘 이가 이를 엿볼까 염려하고,이어서 한 수 봐주
                 어 초심자를 굽어살펴,“북두성은 변함없이 북쪽에 있고 남극성
                 은 변함없이 남쪽에 있다”는 송을 지어 사람에게 보여준 것이
                 다.
                   그러므로 “북두성․남극성은 있을 자리에 있는데,하늘까지

                 넘실대는 흰 물결은 평지에서 일어난다”고 하였다.갑자기 평지
                 위에서 파란을 일으킨다면 어찌하겠는가?이를 자기 본분사[事
                 上]에서 엿본다면 쉽겠지만 사량분별로 찾는다면 끝까지 찾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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