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9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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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中 159


                   덕산스님은 아무런 말없이 머리를 숙인 채 방장실로 돌아가
                 버렸다.
                   설봉스님이 이를 암두스님에게 말하자 암두스님은 말하였다.
                   “아이고 가엾게도 덕산스님이 뒷부분의 한마디를 몰랐구나.”
                   덕산스님이 이 소문을 듣고 시자에게 그를 방장실로 불러오
                 게 한 후 물었다.

                   “네가 노승을 인정하지 않느냐?”
                   암두스님이 가만히 그 뜻을 아뢰자,덕산스님이 다음날 상당
                 (上堂)법문을 했는데 평소와 같지 않았다.
                   암두스님은 승당(僧堂)앞에서 손뼉을 치고 크게 웃으며 말
                 하였다.
                   “반갑구나!말후구를 알았구나.이제부터는 천하의 그 누구
                 도 덕산스님을 당해 내지 못할 것이다.그렇기는 하지만 3년뿐
                 이다.”

                   이 공안 가운데 설봉스님은 덕산스님이 말이 없는 것을 보고
                 서 아주 적절했다고 여겼겠지만 도둑을 붙잡았음을 몰랐던 것
                 이다.그는 일찍이 도둑을 붙잡았기에 뒤에 와서 도적을 놓아줄
                 줄 안 것이다.그러므로 옛사람[樂普山 元安스님]이 말하기를
                 “맨 마지막에서 한 한마디가 비로소 견고한 관문에 이르렀다”
                 고 하였다.어떤 사람은 “암두스님이 설봉스님보다 훌륭하다”고
                 하지만 이는 잘못 안 것이다.

                   암두스님은 항상 이 기틀을 사용하여 대중 법문을 하였다.
                 “눈 밝은 놈은 (집착의)소굴에 빠지지 않아,외물을 물리치는
                 것을 으뜸으로 삼고 외물을 좇는 것을 하급으로 삼는다.”이 말
                 후구는 설령 (달마)조사를 친견하여도 알 수 없을 것이다.덕산
                 스님이 공양이 늦어져 늙은이가 몸소 바리때를 들고 법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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