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0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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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자,암두스님은 “가엾게도 덕산스님이 아직 마지막 뒷부분의
                 한마디를 모르고 계시구나”라고 하였는데,설두스님이 이를 염
                 (拈)하였다.
                   “일찍이 애꾸눈 용[獨眼龍:明招德謙스님]이 말하는 것을 들
                 었더니,원래 외알눈[一隻眼]만 갖추었을 뿐이다.이는 덕산스
                 님이 이빨 빠진 호랑이임을 참으로 모른 것이다.만일 암두스님

                 이 이를 알고서 깨뜨려 주지 않았더라면 어제와 오늘이 같지
                 않음을 어떻게 알았겠는가.여러분은 말후구를 알고자 하는가?
                 늙은 오랑캐(달마스님)가 알았다고는 인정해도 깨쳤다고는 인정
                 하지 않는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공안은 가시덤불처럼 천차만별이니,그대
                 들이 이를 철저히 사무치게 터득한다면 천하 사람들이 당해 낼
                 수 없으며 삼세의 모든 부처님도 곧 그대의 가르침을 받을 것
                 이다.

                   그대들이 아직 철저히 깨치지 못했으면,암두스님이 말한
                 “설봉스님이 나와 같은 가지에서 나오긴 했으나 나와는 다르
                 다”는 말을 참구하라.이 한 구절에 몸을 벗어날 곳이 있을 것
                 이다.
                   설두스님의 송은 다음과 같다.


               송

               마지막 한마디를
                -언어 이전의 소식인걸!참되다고 말하려 했더니만 쯧쯧.보려고 했다
                 가는 눈이 멀고 만다.

               그대에게 말하노니
                -혀가 땅에 떨어졌다.말로 할 수 없다.머리만 있고 꼬리가 없으며
                 꼬리만 있고 머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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