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6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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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스님께서는 선지식이신데 어떻게 해서 티끌이 있으십니까?”
                   “ 바깥에서 온 것이다.”
                   그러자 다시 물었다.
                   “청정한 가람에 어떻게 해서 티끌이 있습니까?”
                   “ 여기 티끌 한 점(질문하는 스님)이 또 있구려.”

                   “ 어떤 것이 도(道)입니까?”
                   “ 저 담 너머에 있다.”
                   “ 이런 길을 묻지 않고 대도(大道)를 물었습니다.”
                   “ 큰길은 장안(長安)으로 뚫려 있지.”
                   조주스님은 이러한 기봉(상대를 일깨우는 말)만을 쓰는 경향
                 이 있다.그는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사람들
                 을 지도하되,칼날을 상하거나 손을 다치지 않았다.반드시 고
                 준(孤峻)하여 이상과 같이 기봉을 매우 정교하게 사용할 수 있

                 었다.설두스님의 송은 다음과 같다.

               송

               고고하게 위세를 부리지 않지만 도는 드높나니,
                -모름지기 이런 경지에 이르러야 비로소 될 것이다.그 말씀 아직도
                 귓전에 맴돈다.본분납자를 지도하는 것일랑은 조주스님에게 맡겨라.
               바다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자라를 낚아야지.
                -요새가 되는 나루터에 딱 버티고 있으니 범부도 성인도 왕래하지 못
                 한다.새우나 소라는 물을 게 못 되지.대장부는 (오직 조주 한 명일
                 뿐)두서넛 있을 수 없지.
               우습다,같은 시대의 관계(灌溪:?~895)스님이여!
                -또 이런 사람이 있어 이처럼 찾아와,이 같은 기관을 사용하는 솜씨
                 가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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