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0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P. 170

170


                -목숨이 이미 다른 사람의 손아귀에 있구나.오로지 죄상을 말했을 뿐
                 (판결은 아직 내리지 않았다).두 번째 물음이 더 악랄하다.

               “어디로 날아가느냐?”
                -앞에 쏜 화살은 그래도 가벼운데 뒤에 쏜 화살이 깊이 박혔군.두 번
                 째 쪼아대니 마땅히 스스로가 알아야지.
               “날아가 버렸습니다.”
                -단지 그의 말만 쫓아다니다 보면 정통으로 빗나가 버린다.

               스님이 마침내 백장스님의 코끝을 비틀자,
                -부모가 낳아준 이 목숨의 존망이 다른 사람의 손아귀에 있다니…….
                 창끝을 되돌려 콧구멍을 찢어 버리는구나.

               백장스님이 고통을 참느라 신음하였다.
                -이 아파하는 여기에 ‘그것’이 있군.그래도 들오리라고 말하겠느냐?
                 참으로 가려운 데를 알겠느냐!

               스님은 말하였다.
               “뭐 날아가 버렸다고?”
                -다른 사람을 속이지 않았으면 좋으련만…….이 늙은이가 원래 귀신
                 굴속에서 살림살이를 하는군.

               평창
                   바른 안목으로 살펴보면 백장스님은 정인(正因:佛性)을 갖
                 추었고 마조스님은 바람이 없는 데에서 풍랑을 일으켰다고 하
                 겠다.여러분이 불조와 동등한 스승이 되고자 한다면 백장스님
                 을 참구하여야 하고,자신마저 구제하지 못하려거든 마조스님
                 을 참구하여야 한다.옛사람들을 살펴보면 하루종일 ‘여기’에

                 마음을 두지 않은 적이 없었다.
                   백장스님은 어린 나이에 세속을 떠나 삼학(三學)을 두루 연
                 마하였는데 때마침 대적(大寂:마조스님의 시호)이 남창(南昌)
                 지방에서 교화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이에 마음을 다하여 그
   165   166   167   168   169   170   171   172   173   174   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