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9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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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中 169
제 53칙
마조의 들오리[馬祖野鴨]
수시
온 세상 어디에도 감추지 못하고 완벽한 기봉을 드높이 드러
내며,어디에도 막힘이 없어 한수 한수마다 몸을 벗어날 기틀이
있으며,말마다 사심이 없어 사물마다에 살인의 뜻이 있다.말
해 보라,옛사람이 필경에 어느 곳에서 쉬었는가를.거량해 보
리라.
본칙
마조(馬祖)스님이 백장스님과 함께 길을 가다가 들오리가 날아
가는 모습을 보고
-시원찮은 두 놈들이 풀 속에서 헤매는군.갑자기 돌아봐서 뭐 하려는
가?
스님이 “이게 뭐지?”라고 하니
-큰스님이라면 알아야 할텐데.이 늙은이가 질문의 요지도 모르는군.
백장스님이 말하였다.
“들오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