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4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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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잡아들였네.
                -노파심이 간절하군.또다시 무엇을 말하느냐?

               말해 보라,말해 보라.(이 말은 설두스님의 착어임)
                -무엇을 말하라고?산승에게 말하라 해도 안 되며 들오리 울음소리를
                 내서도 안 된다.아이고,아이고!그 자리에서 삼십 방망이를 때렸어
                 야 옳다.어느 곳으로 날아갔을까?

               평창
                   설두스님의 첫머리에서 “들오리여!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
                 군”하고 노래하였는데,말해 보라,몇 마리나 있었을까?
                   “마조스님은 만나자 말을 걸었네”라는 것은 마조스님이 백장

                 스님에게 “이게 뭐냐?”라고 묻자,백장스님이 “들오리입니다”라
                 고 대답했던 것을 노래한 것이다.
                   “산․구름․바다․달 등 온갖 것들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것은,백장스님에게 “어디로 갔느냐?”고 거듭 물어 그를 지도하
                 고자 하는 마조스님의 의지가 자연스럽게 고스란히 드러났는데
                 도 백장스님이 여전히 모르고서 “날아가 버렸다”고 말하여,거

                 듭 빗나간 것을 노래한 것이다.
                   “날아가려 하는 순간,잡아들였네”는 설두스님이 죄상에 의
                 거하여 판결을 내린 것이다.다음에 “말해 보라,말해 보라”라
                 고 (설두스님이)말했는데,이는 설두스님이 몸을 한 번 피한
                 것이다.말해 보라,어떻게 말해야 할까를.아픔을 참는 신음소
                 리를 내도 잘못이며,아픔을 참는 신음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또
                 한 어떻게 해야 할까?
                   설두스님이 그처럼 매우 오묘하게 노래할 수는 있었지만 뛰
                 어넘지는 못했는 데야 어찌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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