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5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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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中 175
제 54칙
운문의 손을 펴 보임[雲門展手]
수시
생사를 뚫고 나오며 기관(機關:조사들이 상대의 깨달음을
격발시켰던 사연)도 헤치고 나와 무심히 (우리를 속박하는)무
쇠를 끊고 못을 자르며 어느 곳에서나 하늘을 덮고 땅을 덮는
다.
말해 보라,이는 어떠한 사람의 경지인가를.거량해 보리라.
본칙
운문스님이 어떤 스님에게 물었다.
“요즈음 어디에 있다가 왔느냐?”
-서선사(西禪寺)라고 말해서는 안 되지.상대를 유인하고 있네.동서남
북 어느 곳이라도 말해서도 안 된다.
“서선사(西禪寺)에서 왔습니다.”
-예상했던 대로군.너무 솔직히 말해 버렸군.당시에 본분종사를 기르
는 솜씨를 보여주었어야 옳다.
“서선사에서 요즈음 무슨 얘기들을 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