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7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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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中 177


                 하느라 양손을 벌리었다.여느 사람이었다면 이 한 차례 시험을
                 당하여 허둥지둥 어찌할 바를 몰랐겠지만 운문스님은 전광석화
                 와 같은 기봉이 있어 바로 한 차례 후려쳤던 것이다.
                   스님이 한 “때리는 것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제게도 할 말이
                 남아 있습니다”라는 말은 이 스님이 상대의 공격을 한 번 피한
                 것이다.그러므로 운문스님이 놓아주면서 양손을 벌렸던 것인

                 데 스님이 말이 없자 운문스님은 후려쳤던 것이다.
                   이를 살펴보면 운문스님은 원래 작가였다.(이 스님이)한 걸
                 음을 나아가면 그만큼 깨달아,그 의도를 알았으며,앞을 바라
                 볼 줄도 알고 뒤를 돌아볼 줄도 알고서 근원을 잃지 않았다.그
                 러나 이 스님은 앞을 바라볼 줄만 알았지 뒤를 돌아보지 못했
                 다.송은 다음과 같다.


               송
               일시에 호랑이 머리와 꼬리를 잡으니

                -살인도(殺人刀)․활인검(活人劍)이다.반드시 이 (운문)스님이어야만
                 이렇게 할 수 있다.일천 병사는 얻기 쉬워도 한 장수는 얻기 어렵
                 다.
               늠름한 위엄이 4백 고을[州]에 떨치네.
                -천하 사람의 혀를 옴짝달싹 못 하게 하네.천지를 뒤덮는 기상이다.

               묻노니 어쩌면 그처럼 준험한가!
                -눈먼 놈이 남을 형틀에 채울 수 없고,애꾸눈이 남을 두드릴 수는 없
                 다.설두스님은 원래 모르고 있었다.(설두)스님은 곧바로 착어를 했
                 다.

               설두스님은 “한 번 용서해 주노라”고 했다.
                -용서해 주지 않는다면 또한 어찌할 텐가?천하 사람들이 일시에 손
                 해를 보았다.(원오스님은)선상을 한 번 내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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