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8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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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뽑으려면 반드시 본분의 수단이 있어야 한다.이 스님도 위험과
                 죽음을 돌아보지 않고 감히 호랑이 수염을 뽑는 것과 마찬가지
                 로 “이것도 오히려 간택입니다”고 하자,조주스님은 그의 입을
                 막아 버렸다.“이 맹추야!어느 곳이 간택이란 말이냐?”
                   만일 이를 다른 사람에게 물었다면 허둥지둥 어찌할 바를 몰
                 랐겠지만 이 늙은이 또한 작가 종사인 데야 어찌하랴.움직일

                 수 없는 곳에서 움직이며 몸을 돌릴 수도 없는 상태에서 몸을
                 돌린 것이다.
                   그대가 이를 깨닫는다면 모든 악독한 언구와 천태만상의 세
                 간의 희론(戱論)들이 모두 도(道)일 것이다.만일 분명한 경지에
                 이르렀다면 조주스님의 자비의 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전사노(田厙奴)는 복당(福唐:복주)지방의 사람을 욕하는 말
                 로서 지혜롭지 못하다는 뜻이다.
                   스님이 “이것도 오히려 간택이다”고 하자,조주스님은 “이

                 맹추야!어느 곳이 간택이란 말이냐?”고 하였다.
                   종사의 안목이 반드시 이래야지만 바다를 뚫고 들어가 곧바
                 로 용을 삼켜 버리는 금시조(金翅鳥)처럼 할 수 있을 것이다.
                 설두스님의 송은 다음과 같다.


               송
               바다처럼 깊고
                -이는 누구의 도량(度量)인가?깊이를 헤아리기 어렵다.절반도 아직
                 헤아리지 못했다.

               산같이 견고하구나.
                -어떤 사람이 이를 흔들 수 있을까?그래도 (그의 덕에는)반쯤뿐이
                 안 된다.

               등에와 모기가 허공의 사나운 바람을 희롱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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