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1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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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中 201
스님이 아니었다면 그에게 답변하기란 어려웠을 것이다.그러
나 조주스님은 작가였다.그에게 “전에도 어떤 사람이 나에게
물었지만 5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모르겠다”고 하였으니,묻는
것도 천 길 벼랑에 서 있는 듯하고,답변 또한 그를 가벼이 여
기지 않았다.이렇게 이해한다면 바로 맞겠지만,이러쿵저러쿵
말로써 계교해서는 안 된다.
듣지 못하였느냐?투자 법종(投子法宗)스님이 설두스님의 회
하에서 서기(書記)로 있었는데,설두스님이 그에게 “지극한 도
는 어려울 게 없고 그저 간택을 그만두면 될 뿐”이라 한 말을
참구하여 깨닫게 한 것을.하루는 설두스님이 그에게 묻기를,
“‘지극한 도는 어려움이 없고 오로지 간택을 그만두면 될 뿐’이
라 한 뜻이 무엇이냐?”고 하자,그 스님은 이렇게 대꾸했다.
“이 짐승 같은 놈아!이 짐승아!”
그 뒤 투자산(投子山:舒州에 소재함)에 은거하면서 주지 소
임을 보러 갈 때는 으레 가사 속에 짚신과 경문을 지니고 다녔
다.
“어떤 것이 법종스님의 가풍입니까?”라고 묻는 스님이 있으
면 법종은 말하였다.
“가사 속의 짚신짝이지.”
“ 그 뜻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 벌거벗은 다리 아래 동성(銅城:舒州의 安慶府의 마을 이
름)고을이 있다.”
그러므로 말씀하시기를 “불공을 올리는 것은 향의 많고 적음
에 달려 있지 않다”고 한다.이를 깨달을 수 있다면 붙잡거나
놓아주는 것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이다.앞서 일문일답
이 분명하게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데 무엇 때문에 조주스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