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3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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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中 213


                 이다.오싹하게 두려운 걸 어찌하랴?
               이로써 법문은 다 했네.
                -자비에 감사하노라.노파심이 간절하다.

               들었느냐,못 들었느냐?
                -어리석은 짓 했네.들어 봐야 무엇 하려고?
               깨끗하여 말쑥해야 하니
                -먹다 남은 국물이며 쉰 밥이다.건곤 대지를 어느 곳에서 찾겠느냐?
               다시는 어지럽게 하지 마라.

                -법령을 내세운 자가 먼저 범한다.순서가 되어 그대의 머리 위에 이
                 르렀다.(원오스님이)치면서 말한다.용서해 줘서는 안 된다.

               일흔두 방망이도 또한 가벼운 용서이니
                -산승은 일찍이 이 법령을 집행하지 않았다.법령에 따라서 집행하는
                 구나.산승을 만났기 망정이지.

               1백50방망이를 쳐도 그대를 용서해 주기 어렵다.
                -제대로 법령을 시행해야 하는데 어찌 이같이 끝내서야 되겠는가?설
                 령 아침에 3천 번을 치고 저녁에 8백 번을 때린다 해도 안 될 거 없
                 다.

               갑자기 (설두)스님이 주장자를 들고 법좌에서 내려오니,대중들
            이 모두 흩어졌다.
                -설두스님은 용두사미였다.무얼 하려는가?

               평창
                   운문스님은 자세하게 사람을 지도하였고,설두스님은 지름길
                 로 사람을 지도하였다.그러므로 “용으로 변화했다”는 것을 팽
                 개쳐 그렇게 말하지 않고 다만 “주장자가 건곤을 삼켰다”고 말
                 하였다.설두스님의 의도는 사람들이 망정으로 이해하는 것을

                 없애 주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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