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5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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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中 215


                   “일흔두 방망이 또한 가벼운 용서”라는 것은 설두스님이 그
                 대들을 위하여 무거운 벌을 그만두고 가벼운 벌을 준 것이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일흔두 방망이를 두 배 하면 1백50방망이
                 가 된다”고 하였는데,요즈음 사람들이 이를 잘못 이해하고 숫
                 자에 얽매여 계산하여,“일흔다섯 방망이여야 하는데 왜 일흔두
                 방망이냐”고 한다.이는 옛사람의 뜻이 말 밖에 있음을 몰랐기

                 때문이라 하겠다.그러므로 ‘이 일’은 언구(言句)가운데 있지
                 않으니 후인의 천착을 없애 주고자 이를 말한 것이다.
                   설두스님은 이 때문에 이를 인용하여 “설령 참으로 깨끗하여
                 말쑥해졌을 때 그대에게 일흔두 방망이를 때려도 오히려 가벼
                 이 용서한 것이며,가령 그렇지 않고 1백50방망이를 쳐도 그대
                 를 용서해 주기 어렵다”고 하여 일시에 송을 끝낸 것이다.그러
                 나 문득 다시 주장자를 들고서 거듭거듭 차츰차츰 지도를 했다.
                 그러나 살 속에 피가 흐르는 놈이 하나도 없구나.


                                                    불과원오선사벽암록 권제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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