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4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P. 224
224
형산(形山)이란 사대 오온(四大五蘊)을 말한다.그 가운데 하
나의 보배가 있어 형산에 감춰져 있다는 것이다.그러므로 고인
들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모든 부처님이 마음에 있는데도 미혹한 사람은 바깥에서 구
하느라고,자신에게 값으로 매길 수 없는 보배가 간직되어 있는
데도 일생 쉴 줄을 모른다.”
“ 불성은 당당하게 뚜렷이 나타나 있으나 모양[相]에 머무르
는 중생은 보기 어렵다.중생 그 자체가 무아(無我)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나의 얼굴이 어찌 부처의 얼굴과 다르리오!”
“ 마음은 본래의 마음이며,얼굴은 어머니가 낳아주신 얼굴이
다.겁석(劫石)은 옮길 수 있어도 그 가운데 있는 것은 변함이
없다.”
어떤 사람은 밝고 밝으며 신령하고 신령[昭昭靈靈]한 것을
보배로 여기면서도 그 묘용을 얻지 못하고 있다.그 묘용을 체
득하지 못하므로 꼼짝달싹하지 못하며 그 보물을 들추어내지
못한다.
옛사람은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한다”고 말하였다.
등롱을 들고 불전으로 향하는 것은 일상의 알음알이로도 알
수 있으나,삼문(三門)을 가지고 등롱 위에 온다는 것도 알 수
있겠느냐?운문스님이 일시에 그대들의 정(情)․식(識)․의(意)
․상(想)과 득실 시비를 쳐부숴 버렸다.
설두스님은 “나는 소양(韶陽:운문)스님의 참신한 공안을 좋
아한다.일생 동안 사람들이 집착한 못을 빼고 쐐기를 뽑아 주
었다”고 하였으며,또한 “법상에 앉은 선지식들이 얼마인지를
아는가?날카로운 칼날로 (얽매임을)끊어주어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