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7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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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中 227


                 구절(등롱 운운한 부분)에 주해를 붙여 말하기를 “살펴보고,살
                 펴보라”고 하였는데,그대가 눈썹을 치켜세우고[瞠*眉]눈을 부
                                                             28)
                 릅뜨라는 말로 이해한다면 이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옛사람이 말하였다.

                     신령한 빛 홀로 비치어
                     아득히 근(根)․진(塵)을 벗어나다.

                     진상(眞常)이 통째로 드러나
                     문자에 얽매이지 않고
                     심성(心性)은 물듦이 없어
                     본래 뚜렷하게 그대로이니
                     허망한 반연(攀緣)여의기만 하면
                     바로 여여(如如)한 부처라네.

                   만일 눈썹을 치켜세우고 눈을 부라리며 턱 버티고 있다면 어

                 떻게 육근(六根)․육진(六塵)을 벗어날 수 있겠는가?
                   설두스님은 말하였다.
                   “살펴보고,살펴보라.운문스님이 언덕에 낚싯대를 잡고 있는
                 것과 같다.구름 또한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물도 넘실넘실한데
                 밝은 달은 하얀 갈대꽃에 비치고,갈대꽃은 밝은 달에 비친다.”
                   바로 이러할 때는,말해 보라,어떤 경계일까?곧바로 볼 수
                 있다면 앞의 구(구름은 뭉게뭉게)와 뒤의 구(물은 넘실넘실)가

                 결국은 같을 뿐이다.








            *瞠:抽자와 庚자의 반절.똑바로 쳐다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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