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4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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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각의 길[意路]에서 헤아리고 있다.
이를 알고자 한다면 조주스님과 남전스님이 몸을 비꼈던 곳
을 보아야 할 것이다.송은 다음과 같다.
송
공안을 분명하게 하여 조주스님에게 물으니
-말소리가 아직도 귓전에 맴돈다.다시 벨 필요가 없다.상여 뒤에 약
봉지를 매달았구나.
장안성 안에서 마음껏 한가로이 노니네.
-이처럼 쾌활하고 이처럼 자유로울 수 있어야지.손에 잡히는 대로 풀
을 꺾어 참으로 이렇게 지도를 하는구나.
짚신을 머리에 이었으나 아는 사람 없어
-한 명은커녕 반 명도 없다.따로 한 가풍이로다.밝은 것에도 어울리
고 어두운 것에도 어울린다.
고향산천에만 갔다 하면 모두가 쉬게 된다.
-그 자리에서 30방망이는 때렸어야 좋았을걸.말해 보라,어느 곳에
허물이 있었는가를.바람이 없는 데에서 풍랑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두 스님이 모두 놓아 버렸다.이렇게 하지 못할까 염려스러울 뿐 이
렇게 한다면 몹시 기특하지.
평창
“공안을 분명하게 하여 조주스님에게 물었다”는 것은,경장
주(慶藏主)가 말하기를 “이는 판결을 하는 것과 똑같다.여덟
대 때려야 할 사람에게는 여덟 대를,열세 대를 때려야 할 사람
에게는 열세 차례를 때려 결단을 내버렸다”고 하였다.
이 공안을 가지고 조주스님에게 물으니 조주스님은 그의 집
안 사람이었으므로 남전스님의 뜻을 알았다.그는 투철한 사람
이었기에 이리 치고 저리 치며[ 著磕著]*바로 몸을 뒤재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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