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5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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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中 235


                 본분작가의 안뇌(眼惱)를 갖추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듣자마자 눈을 부릅뜨고 바로 떠나 버린 것이다.
                   설두스님은 말하기를 “장안성 안에서 마음껏 한가로이 노니
                 네”라고 하였으니,허물이 적지 않다.옛사람의 말에 “장안이
                 좋기는 해도 오래 살 곳은 못 된다”하였고,또한 “장안은 몹시
                 시끄럽지만 우리 동네는 편안하다”고 하였으니,모름지기 어떤

                 상황에서 한 말인가를 알고 길흉을 분별하여야만 된다.
                   “짚신을 머리에 이었으나 아는 사람 없어”라는 것은 짚신을
                 이었던 것은 조금도 이러쿵저러쿵할 게 없다는 것이다.그러므
                 로 이는 자신만이 알 수 있고 자신만이 증득할 수 있는 것이라
                 고 한다.이로써 남전스님․조주스님․설두스님이 똑같이 체득
                 하고 똑같이 활동했던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말해 보라,지
                 금은 이를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까를.
                   “고향산천에만 갔다 하면 바로 쉬게 된다”고 하였다.고향산

                 천은 어디일까?그(설두스님)가 알지 못했다면 결코 이처럼 말
                 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는 벌써 알고 있었다.말해 보라,고향산
                 천이 어디에 있는가를.(원오스님은)쳤다.


















            *  :側자와 六자의 반절.막는다[塞]는 뜻.磕:克자와 盍자의 반절.石자와 동성
              (同聲),음은 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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