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8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P. 268
268
하기를 “천 사람 만 사람 가운데 어느 누가 일찍이 적중시켰을
까”라고 하였는데,몇 사람이나 백발백중을 할 수 있었을까?
“서로를 부르며 ‘돌아가련다,돌아가련다’”라고 한 것은 남전
스님이 말한 “그렇다면 떠나가지 않겠다”는 말을 노래한 것이
다.남전스님은 그리하여 떠나가지 않았으므로 “조계로에 가지
않겠다”고 하였는데,이는 가시덤불을 없애 버린 것이다.
설두스님은 그만두지 못하고 다시 “조계로는 평탄한데 무엇
때문에 안 가느냐?”고 말하였다.조계로 가는 길은 티끌과 자취
가 끊겨서 적나라하며 말끔하여 평탄하고 유연한데 무엇 때문
에 오르는 것을 그만두었을까?각자 스스로가 발밑을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