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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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 두 노장만 아니었다면 오줌도 가릴 줄 모르는 이놈을 쳐죽
                 여 버렸을 것이다.”
                   또 한 번은 진주(鎭州)에 있을 때 재(齋)를 끝마치고 돌아오
                 는 길에 다리 위에서 쉬다가 좌주(座主:강사)세 사람을 만났
                 는데,그 중 한 사람이 물었다.

                   “선하(禪河)의 깊은 곳은 모름지기 밑바닥까지 궁구해야만
                 한다 하는데 무슨 뜻입니까?”
                   정상좌가 멱살을 잡고서 다리 아래로 던져 버리려고 하자 두
                 좌주(座主)가 허둥지둥하면서 말렸다.
                   “제발 그만두십시오.이 사람이 상좌의 비위를 거슬렸으니,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 두 좌주스님만 아니었다면 강바닥까지 처박아 넣었을 것
                 을…….”

                   그의 이러한 솜씨를 살펴보면 모두가 임제스님의 솜씨가 있
                 었다.그럼 설두스님의 송을 살펴보자.


               송
               단제(斷際:황벽)스님이 사용했던 전기(全機)를 이어받았으니
                -황하는 근원부터 혼탁하다.아들이 아비의 일을 이어받았군.

               받은 것이 어찌 점잖을 리가 있을까?
                -어느 곳에 있을까?어찌 이런 사람이 있을라고.솜씨 없는 사람이 그
                 렇게 할 수 있을까?

               거령신(巨靈神)의 쳐든 손 일격에
                -되게 놀라게 하네.뽐내지 마라.(원오스님은)불자로 한 번 탁 치고
                 서는,다시는 이러쿵저러쿵하지 않았다.
               천만 겹의 화산(華山)이 부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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