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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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中 33
-건곤대지가 일시에 노출되었다.떨어졌구나.
평창
설두스님은 “황벽스님의 전기(全機)를 이어받았으니 받은 것
이 어찌 점잖을 리가 있겠느냐”라고 송했다.황벽(黃檗)스님의
대기대용(大機代用)을 임제스님만이 바르게 계승하여 이를 드러
냄에 조금치도 머뭇거리지 않았다.혹 주저하면 바로 미혹에 떨
어진다.
능엄경 에서는 “만일 내가 손가락을 퉁기면 해인삼매(海印
三昧)의 광채가 나타나지만,그대들이 잠깐이라도 마음을 쓰면
번뇌가 먼저 일어난다”고 하였다.
“거령신이 쳐든 손 일격에 천만 겹의 화산이 부서졌다”는 것
은,거령신에게는 크나큰 신통력(神通力)이 있어,손으로 화산
(華山)을 부숴 황하(黃河)에 흘려 보낸다고 한다.정상좌의 의심
덩이[疑情]가 산처럼 쌓여 있었는데 임제스님에게 한 차례 따귀
를 얻어맞고 얼음 풀리듯 사라져 버렸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