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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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둥그런 진주 구르고 옥구슬은 돌돌돌.
-석 자의 주장자로 황하를 휘젓는구나.모름지기 푸른 눈을 가진 달마
여야 할 수 있다.무쇠로 주조했군.
말에 싣고 나귀에 얹어 철선(鐵船)을 타고는
-이 많은 것을 무얼 하려고?어찌 한량이 있으랴.나 원오에게도 좀
보여주지.
온 세상의 일없는 나그네에게 나누어주네.
-필요 없다는 사람이 있다.*일없는 사람이라면 필요로 하지 않는다.
2 )
반드시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큰 자라를 낚을 때에는 (낚시를 던지지 말고)올가미를 던져라.
-왔다갔다하니 어떻게 던질 수가 없네.두꺼비가 걸려들면 어떻게 할
까?새우나 조개라면 어떻게 할까?반드시 자라를 낚아야만 할 것이
다.
설두스님은 다시 말하였다.
“천하의 납승이 벗어나지 못하리라.”
-몸이 안에 들어 있다.한 구덩이에 묻어 버려라!(그런 말 하는 설두)
스님은 빠져나올 수 있겠는가?
평창
설두스님은 “둥그런 진주 구르고 옥구슬은 돌돌돌.말에 싣
고 나귀에 얹어 철선을 타고는”이라고 첫머리에 곧바로 송을
하였는데,이는 일원상을 노래한 것일 뿐이다.이를 이해할 수
있다면 호랑이에게 뿔이 돋는 것과 같다.‘이것’은 모름지기 통
밑바닥이 빠지고,기관(機關:덫과 관문)을 다하고,얻고 잃음과
옳고 그름을 일시에 놓아버려야만 한다.결코 (이러쿵저러쿵)
*유인불안(有人不安):당본(唐本)에는 ‘안(安)’자가 ‘요(要)’자로 되어 있다.여기에
서는 ‘요(要)’로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