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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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中 39


                 도리로 이해하지 않아야 하며,현묘한 말을 늘어놓아서도 안 된
                 다.그렇다면 결국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까?이는 말에 싣고 나
                 귀에 얹어 철선에 올라,거기에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다른
                 곳에서 이를 나누어주어서는 안 되니,모름지기 온 세상의 일없
                 는 나그네에게 나누어주어야 한다.그대들의 뱃속에 조그마한
                 일삼음이라도 있다면 알려고 해도 알 수 없을 것이다.여기에서

                 는 반드시 유사(有事)․무사(無事)와 위정(違情)․순경(順境)과,
                 부처와 조사마저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사람이어야 이를 알 수
                 있다.참구할 만한 선(禪)이 있다거나,범부․성인을 헤아리는
                 생각이 있으면 이를 알려고 해도 알 수 없다.이를 이미 알았다
                 면,그가 말한 “큰 자라를 낚을 때는 올가미를 던져야 한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큰 자라를 낚는 데는 올가미가 있
                 어야 한다.그러므로 풍혈(風穴)스님은,


                     맑은 바다에서 고래 낚는 데는 익숙하더니만
                     아차,개구리 걸음으로 진흙벌 속에 허우적거리는구나.

                 하였으며,또다시 한 구절을 읊었다.

                     큰 자라여,삼신산을 짊어지고 가지 마오.
                     내 봉래산 정상을 가려 하니…….

                   설두스님은 다시 말하기를 “천하의 납승들이 벗어나지 못하

                 리라”고 하였다.만일 큰 자라라면 납승의 견해를 짓지 않을 것
                 이며,납승이라면 큰 자라의 견해는 짓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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