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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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게 시험하는 수가 있습니다.”
                   “ 그대는 말해 보아라.”
                   “ 저는 평소 스님이 찾아오면 불자(拂子)를 들고서 그에게 ‘다
                 른 곳에도 이것이 있더냐?’라고 묻습니다.그의 대답을 기다렸
                 다가 다시 ‘이것은 그만두고,저것은 어떠냐?’고 말합니다.”
                   “ 이는 향상인(向上人)의 수단이다.”

                   듣지도 못하였느냐?마조스님이 백장스님에게 다음과 같이
                 물은 것을.
                   “어디에서 오느냐?”
                   “ 산 아래에서 옵니다.”
                   “ 오는 길에 ‘한 사람’을 만났느냐?”
                   “ 못 만났습니다.”
                   “ 왜 못 만났느냐?”
                   “ 만났다면 스님께 바로 말씀드렸을 것입니다.”

                   “ 어디에서 이런 소식을 얻었느냐?”
                   “ 제가 잘못했습니다.”
                   “ 내가 잘못했다.”
                   앙산스님이 이 스님에게 물은 것도 바로 이와 같은 것이다.
                   “일찍이 오로봉에 가봤느냐?”고 말하였을 때 이 스님이 영리
                 한 스님이었다면 “큰일났습니다”라고 말했어야 할 것을,도리어
                 “아직 가보지 않았다”고 하였다.스님은 작가가 아니었는데,앙

                 산스님은 무엇 때문에 법대로 시행하여 많은 언어 갈등을 없애
                 지 못하고,도리어 “화상아!아직도 산놀이를 못 했구나”라고
                 말하였을까?그러므로 운문스님은 “이 말씀은 모두 자비로움
                 때문에 한 단계 낮추어서 말씀을 하신 것이다”고 하였다.만일
                 한 단계 낮추지 않고 말을 하였다면 이와 같이 하지는 않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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