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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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中 43
것이다.
송
한 단계 낮추었는지,아닌지를
-머리 위에도 질펀하고 발 아래도 질펀하다.반쯤은 낮추고 반쯤은 올
렸다.그도 이와 같고 나도 이와 같다.
누가 식별할 줄 알랴.
-정수리에 진리를 아는 눈[一隻眼]을 갖추었구나.스님은 식별할 줄
모르는구나.
흰구름은 겹겹이 쌓이고
-천겹 만겹이다.머리 위에 머리를 얹은 격이다.
붉은 해는 높이 솟았다.
-부서졌다.(보았다가는)눈이 먼다.눈을 떴다 하면 잘못된다.
왼쪽으로 돌아볼 틈도 없고
-눈먼 놈아,여전히 할 일이 없어야지.그대는 허다한 재주를 부려 무
엇 하려는가?
오른쪽으로 돌아보니 벌써 늙어 버렸다.
-한 생각이 만 년이로다.지나갔다.
그대는 보지 못하였는가?한산자(寒山子)를.
-문둥이가 짝을 끌고 가는구나.
너무 일찍 길을 떠나
-빠르지 않다.
십 년이 되도록 돌아오질 못하고,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분명하다.
왔던 옛길마저 잊어버렸구나.
-너나 나나 자유를 얻었다.한 수 용서해 줬다.(원오스님은)후려쳤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서는 안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