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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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굴(金剛窟)이라고 불렀다.
그 후 어떤 스님이 풍혈(風穴)스님에게 물었다.
“누가 청량산(淸涼山:오대산의 別稱)의 진짜 주인*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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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착의 질문에 한마디도 대답 못 하고,지금껏 노숙(露宿)하
며 떠도는 스님이다.”
투철히 참구하여 무심하게 실제의 경지를 밟고자 한다면 무
착의 언구(言句)에서 알아야 한다.그러면 자연히 확탕(鑊湯),노
탄(爐炭)의 지옥에서도 뜨겁지 않고,차가운 얼음 위에서도 추
위를 느끼지 않는다.만일 투철히 참구해 홀로 높이 금강왕 보
검(金剛王寶劍)처럼 준엄하려면 문수의 말에서 알아야 한다.그
러면 자연히 물로 떠내려보내지도 못하고 바람으로 날려보내지
도 못한다.
듣지 못하였느냐?장주(漳州)의 지장(地藏)이 어떤 스님에게
물은 말을.
“요즈음 어디에 있다 왔느냐?”
“ 남방에서 왔습니다.”
“ 그곳의 불법은 어떠한가?”
“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습니다.”
“ 내가 여기에서 밭에 씨앗을 뿌리며 주먹밥을 먹는 것만 하
겠느냐?”
말해 보라,이는 문수가 대답했던 곳과 같을까,다를까?어떤
사람은 “무착의 대답은 옳지 않고,문수의 대답에는 용도 있고
뱀도 있으며,범부도 있고 성인도 있다”고 하나,이와 무슨 관
계가 있겠는가?또한 “앞도 삼삼,뒤도 삼삼”을 분명하게 알 수
있겠는가?앞에 쏜 화살은 그래도 가벼운 편인데,뒤에 쏜 화살
*청량산정주(淸凉山正主):당본(唐本)에는 청량산중주(淸凉山中主)라고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