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선림고경총서 - 36 - 벽암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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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中 51
은 깊숙이 박혔다.
말해 보라,얼마나 많은 것인가?
여기에서 깨칠 수 있다면 천 구절,만 구절이 다만 한 구절
일 뿐이다.이 한 구절 속에서 끊어 버리고 잡아둘 수 있다면,
잠깐 사이에 이러한 경계에 이를 것이다.
송
일천 봉우리 굽이굽이 쪽빛처럼 푸른데
-문수를 보았느냐?
문수와 이야기하였다고 그 누가 말할 수 있으리오.
-설령 보현보살이라도 보지 못한다.빗나갔군.
우습구나,청량산에는 대중이 얼마나 되느냐고?
-말해 보라,무엇이 우스운가?이미 말 이전에 있었는걸.
앞도 삼삼,뒤도 삼삼이로다.
-모쪼록 발 아래를 살피도록 하라.물렁물렁한 진흙 속에 가시가 있
다.떨어진 건 주발인데 접시가 조각조각 부서졌구나.
평창
“일천 봉우리 굽이굽이 쪽빛처럼 푸른데,문수와 이야기하였
다고 그 누가 말할 수 있으리오”라고 하였는데,이에 대해 어떤
사람은 “이는 설두스님이 거듭해서 염(拈)한 것일 뿐,송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하였다.이는 어떤 스님이 법안(法眼)스님에
게 물은 경우와 같다.
“무엇이 조계(曹溪)근원의 한 방울 물입니까?”
“ 이것이 조계 근원의 한 방울 물이니라.”
또 어떤 스님[子璿]이 낭야 각(瑯琊覺]스님에게 물었다.
“본래가 깨끗하거늘 어찌하여 홀연히 산하대지가 생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