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1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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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下 111
뒤로 기대지 않음이여,
-죽음 속에서 살아났군.아직도 목숨이 남아 있다.
황금빛 사자를 찾을 곳이 없어라.
-쯧쯧!보았느냐.아이고,아이고…….
평창
설두스님이 “쯧쯧!유마 늙은이”라고 하였는데,처음에 ‘쯧
쯧’한 것은 왜 그랬을까?금강왕 보검(金剛王寶劍)으로 그 자
리에서 탁 끊어 버리려고 그랬던 것이다.아침에 3천 번,저녁
에 8백 번을 쳐야 할 것이다.
범어(梵語)의 유마힐(維摩詰)이란 이곳의 말로는 무구칭(無垢
稱),또는 정명(淨名)이다.그는 과거 금속여래(金粟如來)였다.
왜 듣지 못하였느냐,어느 스님이 운거 도간(雲居道簡)*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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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 물었던 것을.
“금속여래였다면 무엇 때문에 석가여래의 회상에서 법을 들
었습니까?”
“ 그는 나와 남을 가리지 않았다.”
완전히 해탈한 사람은 부처를 이루었거나 못 이루었거나 이
에 얽매이지 않으니,그가 수행을 하여 불도를 이루려고 힘썼다
고 이해했다면 이는 더더욱 관계가 없는 말이다. 원각경 의
“윤회의 마음으로 윤회의 견해를 내어 여래의 대적멸의 바다
[大寂滅海]에 들어가려 한다면 끝내 이르지 못하리라”고 했고,
영가(永嘉)스님은 “때로는 옳기도 하고 때로는 그릇되기도 하는
것을 사람들은 알지 못하고,역행(逆行)과 순행(順行)은 하늘도
헤아리지 못한다”고 했다.순행을 하면 불과로 나아가고,역행
을 하면 중생의 경계로 들어가는 것이다.연수(延壽)스님은 다
*삼성본에는 ‘雲巖簡’으로 표기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