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5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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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下 115


                -아이고 작가 선지식님,그림자를 희롱하시는구려.잡초더미 속에 한
                 마리는커녕 반 마리도 없다.

               암주가 대뜸 호랑이 울음소리를 내자,
                -점점 잘못돼 가네.그래도 이빨과 발톱은 있구나.(서로)생사를 함께
                 하는군.말을 들었으면 반드시 종지를 알아야지.
               스님은 바로 겁먹은 시늉을 하였다.
                -두 사람 모두 진흙덩이를 희롱하는 놈이다.문제의 핵심을 보고서 움
                 직이는구나.비슷하긴 해도 옳지는 않다.
               암주가 껄껄대며 크게 웃자,
                -그래도 조금은 나은 편이다.웃음 속에 칼이 있다.놓아줄 수도 있고
                 잡아들일 수도 있다.
               스님은 말하였다.
               “이 도적아!”

                -그렇지만 제대로 알아야지.잘못했다.둘 다 모두 놓쳐 버렸다.
               “노승을 어떻게 하겠느냐.”
                -따귀를 후려쳤군.애석하군,놓아주다니.
               스님은 그만두었다.
                -결국 그만두다니.둘 다 깨치지 못하였다.아이고,아이고!

               설두스님은 말하였다.
               “옳기는 옳지만,어리석은 도둑처럼 자신의 귀를 막고 방울을
            훔칠 줄만 아는구나.”
                -(심금을 울리는)그 말씀이 아직도 귓전에 남아 있다.설두스님에게
                 점검을 당하였군.말해 보라,당시에 어떻게 했어야 점검을 면할 수
                 있었을까?천하의 납승이 (누구도 그 경계에)이르지 못했다.


               평창
                   임제스님[大雄宗派:대웅은 百丈을 지칭]의 문하에서 대매
                 (大梅)․백운(白雲)․호계(虎溪)․동봉(桐峰)등의 네 암주가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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