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5 - 선림고경총서 - 37 - 벽암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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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下 145
-왜 본분납자를 기르는 솜씨를 부리지 않느냐?한 봉사가 여러 봉사
들을 끌고 가는구나.
“저는 알았습니다.”
-점점 잘못돼 가는군.같은 배 탄 사람을 모두 속였다.같은 구덩이에
는 다른 흙이 있을 리 없지(그놈이 그놈이지).칼끝에 손을 다치고 말
았군.
“뭐냐?”
-왜 수고스럽게 다시 묻느냐?그래도 물어야지.한 번 꽉 내질렀더라
면 좋았으련만.
“온몸이 손이요,눈입니다.”
-얼토당토않은 소리 하고 있네.귀신 굴속에서 살림살이를 하는구나.
진흙 속에서 흙덩이 씻는다.
“큰 소리는 쳤다만 열이면 여덟을 말했을 뿐이다.”
-한 구덩이에는 다른 흙이 없다.남자 종이 은근히 여자 종을 편드는
격이다.문둥이가 짝을 이끌고 간다.
“사형(師兄)께서는 어떠합니까?”
-남의 처분을 받아서 어찌하려고,그래도 한 번 꽉 내질렀어야 했다.
“온몸이 손이요,눈이다.”
-새우가 뛰어 봐야 통을 벗어나지 못하지.그대의 눈동자를 바꿔 버렸
으며 혀끝을 옮겨 버렸다.충분하겠느냐?아비를 아범이라 부르는 꼴
이군.
평창
운암스님은 도오스님과 함께 약산(藥山)스님을 참방하고 40
년 동안 눕지 않고 정진하였다.
약산스님은 조동(曹洞)의 일종(一宗)을 배출했는데 거기에는
3인이 있어 법도가 성행하였었다.운암스님의 아래에 동산(洞
山)스님,도오스님의 아래에 석상(石霜)스님,선자(船子)스님의